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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내용
    구멍, 내가 나에게 건네는 나의 이야기!
    작은 자신과 마주하면 커다란 세상이 되는 기적!
    반짝이는 언어와 살아 있는 시로 만나는 자신감!
    그림책향 시리즈 열두 번째 그림책 『구멍』은 '나는 어쩌다 '나'가 되었을까?' 하고 생각하는 ‘구멍’ 이야기입니다. 그 구멍은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도 없고 눈에 잘 띄지도 않습니다. 더구나 그 구멍 안에는 온갖 더러운 것들만 가득해서 “저 좀 봐 주세요!” 하고 말하기조차 부끄럽습니다. 그런 구멍이 작은 세상과 마주하며 전혀 새로운 자신이 되어 갑니다. 끝내는 커다란 세상이 되어 태어나서 한 번도 누려보지 못한 자유를 마음껏 누리지요. 자, 이제 이처럼 멋진 구멍 씨를 모셔서 이야기를 들어볼 차례입니다. 정말 힘든 걸음 해 주셨는데요, 구멍 씨. 어세 오세요!

    그동안 많이 힘드셨죠? 구멍으로 살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구멍 씨: 삶이 참 조마조마했다고나 할까요. 제가 구멍이라는 걸 알기 전에는 괜찮았어요. 오히려 어느 날 갑자기 ‘아, 나는 구멍이구나’ 하고 깨달은 뒤부터는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었죠. 가장 힘든 점은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었어요. 세상이 나 빼고 모두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렇지 않아도 작은데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었죠. 그리고 아무도 나를 보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어느 날은 갑자기 염소 씨가 똥을 누었어요. 제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었는데도요. 그 냄새를 참고 있자니 너무 서러워 닭똥 같은 눈물이 줄줄 흐르더군요.
출판사 보도자료 전문소개  ( 출판사 보도자료는 이 그림책을 만든 목적을 전하는 귀한 자료입니다. 독자의 예리한 기준으로 꼼꼼히 읽어보시고, 체크하시길 바랍니다 )
정말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사연이네요. 또 다른 힘든 점은 없었나요?

구멍 씨: 어느 날은 말 씨가 내 앞에 멈춰 섰어요.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밝게 웃으며 인사를 했죠. 그런데 말 씨는 내 인사는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그저 조금 머뭇거리더니 나를 훌쩍 뛰어 넘어 사라져 버렸죠. 그래서 슬프기도 했지만 오히려 제가 말 씨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렇잖아요? 내가 구멍만 아니었다면, 잘 다듬어진 땅이었다면 말 씨는 제 앞에서 멈추는 일 없이 멋지게 달릴 수 있었겠죠. 어느 날은 끼리 씨가 왔어요. 아시죠, 코끼리 씨? 그분 발이 참 크잖아요? 그래서 오랜만에 멋진 끼리 씨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글쎄 나를 그 커다란 발로 덮어 버려서 아무것도 못 봤어요. 서커스를 보러 갔는데 키 큰 사람들 다리만 보고 온 기분이랄까요?

끼리 씨는 몸도 무거운데 만약 구멍 씨가 무너져서 막혔다면 큰일 날 뻔했네요.

구멍 씨: 맞아요. 그래서 조마조마했죠. 사실 저는 막히는 게 가장 무서워요. 그런데 그런 일은 날마다 생겨요. 염소는 똥을 누고, 나무는 나뭇잎을 떨구고, 하늘은 빗물을 쏟아 붓지요. 그럴 때마다 ‘어쩌다 나는 이런 못난 구멍이 되었을까, 아무도 모르는 나는 아마 아무도 모른 채 사라지고 말 거야.’ 하고 생각했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처럼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나요?

구멍 씨: 비가 많이 내린 다음 날이었어요. 그날은 내 자신이 너무 싫어서 견딜 수 없었지요. 빗물이 고인 것도 싫고, 나뭇잎이 떠다니는 것도 싫고, 나는 더러운데 하늘은 파란 것도 싫었어요. 차라리 빨리 막혀서 사라져 버렸으면 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몸이 간질거렸어요. 개미들이었어요. 개미 발이 내 몸을 악기 삼아 연주하며 노래하는 듯했어요. 곧이어 개미들은 나뭇잎을 타고 건너편으로 건너갔어요. 그때 느꼈던 기분은 말로 다 할 수가 없어요. 마치 내 몸이 커다란 호수가 된 듯했어요. 아니, 정말 내 몸은 호수가 되었지요. 내 몸은 개미들의 호수였어요. 나는 너무 기분 좋아서 하마터면 개미들이 타고 가는 나뭇잎을 뒤집어 놓을 뻔했어요.

구멍 씨의 몸이 호수가 되었고, 그 호수가 구멍 씨의 새로운 세상이 되었군요?

구멍 씨: 맞아요. 저는 한 번도 내 몸에 들어온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다 쓰레기처럼 보였어요. 내 몸에는 쓸모없는 것들만 들어오니까 나조차도 쓸모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나보다 작은 개미는 달랐어요. 나뭇잎을 배 삼고, 나를 호수 삼아 여행을 하며 노래를 했어요. 그런 개미들을 보며 쓸모 있고 쓸모없고는 내 마음에 달렸다는 걸 깨달았지요. 그날부터 내 위를 나는 새들이 다르게 보였어요. 하늘도 나의 하늘이었고, 바다도 밤도 나의 것이자 바로 나였지요.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바로 내가 되었지요.

어떻게 하면 이 책을 읽는 사람들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구멍 씨: 처음에 저는 나를 소중하게 여기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니었어요. 나를 소중하게 만든 건 염소 씨 똥이었고, 말 씨였고, 끼리 씨의 발이었어요. 그리고 나보다 더 작은 개미의 여행이었지요. 내가 하찮아서 나를 함부로 대한 게 아니라 그들은 나를 그들의 쓸모에 알맞게 쓴 것뿐이에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세상은 이미 나와 함께하고 있었어요.
여러분은 참 소중해요. 하지만 말로만 소중하다고 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여러분의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그들과 놀고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그러면 정말 소중한 게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을 거예요.
그림작가 정보
  • 열매
  •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그림은 내 작은 방입니다.

    삐뚤빼뚤 손가는 대로 그리다 보면 어느 새 멋진 방이 생깁니다.
    그런 방들이 하나 둘 생겨 그림의 집인 그림책이 되었습니다.

    그 집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instagram@father7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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