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집은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 근처 작은 마을에 있다. 여전히 밀라노 시민이라고 느낄 만큼 시내에서 멀지 않고, 전원의 아름다움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큼 적당히 떨어져 있다. 미술원에서 공부하던 시절에는 브레시아Brescia의 원룸에 살았다. 우리는 그 집을 ‘더 하우스’라고 불렀는데 그 이름은 사실 같은 반 친구 세 명이 기획한 예술 프로젝트 제목이었다. 우리는 늘 사람들에 둘러싸여 하루를 보내고, 밤이면 바닥에 옷장을 눕혀놓고 그 위에 매트리스를 깔고 잤다.
그 후에는 이탈리아 중부 도시 마체라타Macerata에 살았다. 아르스 인 파불라Ars in Fabula에서 석사과정을 밟는 동안 이 집은 내 일러스트 작업의 동반자가 되었다. 몇 년 전부터는 안개에 휩싸인 내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과 개, 고양이들, 내 책상, 들판과 함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