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만든다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곱고 귀한 것들을 꿈꾸는 일이니까요. 그렇게 얻은 것들을 잘 매만져 우리 아이들과 나누는 일이기도 하고요. 꽃에서 나온 코끼리…… 어느 날, 황동규 시인의 시 『풍장 58!』을 읽다가 이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이 세상 어느 코끼리 이보다도 하얗고 이쁘게 끝이 살짝 말린 수술 둘이 상아처럼 뻗쳐 있다’라는 구절 때문이었지요. 무릇 모든 생명은 다치기 쉽습니다. 코끼리처럼 커다랗고 힘센 동물들도 마찬가지지요. 인간보다 훨씬 크고 강한 존재라 해도 정작 인간 앞에서는 한없이 연약할 따름입니다. 꽃에서 나온 작은 코끼리처럼요. 오래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은 일러스트레이션학교 힐스(HILLS)에서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지은 책으로는 『아기 꽃이 펑!』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