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후 2010년 문학교과서 만드는 일로 경력을 시작했고, 해외문학 전집을 꾸리는 팀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총서를 기획해 선보였다. 책을 둘러싼 색다른 환경을 탐험하고 싶어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출판 분야에서 매니저로 지냈고, 현재 다양한 교실에서 글쓰기와 출판을 가르친다. 출판사뿐만 아니라 출판사 아닌 곳에서도 교정·교열을 본다. 편집자는 일정한 방침 아래 여러 재료를 모아 책을 만드는 사람이다. 다만 방침을 만들고 따르는 일에 힘쓰면서도, 방침으로 포섭되지 않는 것의 생명력을 소홀히 여기지 않으려고 한다. 직접 레이블(쪽프레스)을 만들어 한 쪽도 책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낱장책을 소개한 것도, 스펙트럼오브젝트에 소속되어 창작 활동을 지속해 온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창작자, 기획자, 교육자 등 복수의 정체성을 경유하면서도 이 모든 것은 편집이므로 스스로를 한 우물 파는 사람이라 자부한다.